최근 금융시장에 최대 이벤트는 아마도 BOJ(일본은행)의 깜짝 통화 정책 변화일 거예요.

🙀 BOJ 충격

지난 20일 BOJ가 그동안 장기 고수해왔던 통화완화 정책을 기습적으로 수정하며 장기금리 통제 범위를 ±0.5%로 확대했어요. 그런데 이미 조짐은 있었어요. 올해 여름 이후 BOJ 인사들에게서 정책 변경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등장했거든요. 일본 정부는 구로다 총재의 임기 만료 전후인 내년 3~4월쯤 통화정책 목표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재검토할 예정이었는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정책 변경을 단행한 거예요. 이번 조치의 목표는 급격한 환율 변동과 무제한 양적완화 지속에 따른 일본 내 국채 유동성 문제 등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돼요. 

👣 BOJ의 노선

일본 정부 부채 규모와 국채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BOJ 정책 변화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수준이에요. 아마도 BOJ의 다음 수순은 (-)금리에서 제로금리로 전환하고 YCC 정책을 포기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고, 엔화와 금리는 약간 더 높아질 여지가 있어요. 하지만 엔강세, 장기금리 상승에 더이상 베팅하기에는 BOJ 정책 변화 시점이 너무 늦고 미미해요. 또한 BOJ는 내년의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더 우려하고 있어 조금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요. 이는 금리와 외환시장에 비해 주식시장의 반응이 심각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해요.

(-)금리는 자산가격에는 좋을지 몰라도 이자생활자와 우량기업들에게는 부작용이 있어요. 이번 조치는 2008년 이후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아요.

EU가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대폭 강화하는 안에 대해서 의회, 집행위, 이사회 3자 간의 합의에 도달했어요. 이에 따라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ETS 하의 탄소감축 목표를 기존의 43%에서 62%로 확대할 예정이에요. EU는 이번 결정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100유로/톤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 탄소국격조정세와 맞물려 국내 기업들에게 부담 확대 

EU는 최근 잠정 합의를 통해 내년 10월부터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전기, 수소에 대한 탄소국경세를 적용하기로 했어요. 직접 배출뿐 아니라 간접 배출까지 대상으로 하여 2026년부터는 조정세가 부과될 예정이라서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할 것으로 보여요. 여기에 위의 ETS 강화로 인한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부담이 더해져요. 국내의 탄소배출권 가격과 EU의 가격은 현재 7배 정도의 격차가 존재하는데, 이는 탄소 국경조정세를 부과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어요. 이에 따라 글로벌 그린장벽으로 인한 국내 기업들의 부담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요. 

📷 국내 그린기업에게는 대박, 여타 제조업들에게는 숙제

RE100과 EU의 탄소국경조정세는 수출 주도형 제조업이 근간인 대한민국 경제제는 치명적인 리스크에요. 여기에 러시아/중국과 미국/EU의 대립으로 인한 신냉전 체제로의 이행까지 더해져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려는 수단으로 그린장벽들이 세워지고 있어요. 저탄소 사회로의 모든 산업구조를 전환시키지 못하면 결국 국내 제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 같아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고탄소 산업들만 남고 국내 경제가 지속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설치량을 최대한 늘리고, 이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태계를 빠르게 확보해야 해요. 

글로벌 에너지전환은 IRA와 REPowerEU의 예산집행이 집중되는 2030년 초반까지 가장 역동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요. 다행인 것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해외 그린산업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기업이 많다는 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