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로 시작된 은행 위기와 신용위험에 대한 불안감은 이제 어느 정도 수면 아래로 내려갔어요.

💢 민간의 재무 건전성 

이번 SVB 사태는 예금자 보호 및 은행 간 합병 등 금융당국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빠르게 정리되긴 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미국 가계와 기업의 레버리지가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은행이나 기업파산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민간의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이에요. 많은 금융위기 사례들을 보면, 은행보다는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레버리지나 만기 불일치에 문제가 생길 때 더 자주 발생했어요. 국내 외환위기 당시 종금사가 그랬고, 서브 프라임 때 모기지 업체들과 파생상품이 그랬어요.

💥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 

즉, 민간 레버리지가 높고 단기 금리 비중이 높은 지역들이 위험해요. 또한 레버리지가 높고, 낮은 만큼이나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도 중요해요. 이는 과거 경상적자였고 축적된 자본이 미미했던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자주 발생했던 이유이죠. 그런데 이전과 달리 많은 신흥국이 미국 장기 국채와 같은 해외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대량 자금 인출 위험은 낮을 것으로 보여요.

‘Next SVB’는 아마도 저금리에 너무 익숙해진 선진국 자산을 중심으로 천천히 타격을 입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오히려 레버리지가 높지 않고, 자국 자금 조달 비중이 높은 신흥국 자산이 견뎌낼 체력이 강할 수 있어요.

지난 금요일 미국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수령을 위한 세부 기준 수정안을 발표했어요. 내용 자세히 살펴볼게요.

📝 IRA 세부 기준 수정사항 발표

이번 발표에서 수정 사항은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1) 배터리 광물 채취와 가공을 미국 또는 FTA 국가로 한정되어 있던 것에서 일본 등 FTA에 준하는 국가들로 확장 2) FTA 이외의 국가들에서 채취한 광물이라도 FTA에 준하는 국가들에서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가공하면 보조금 수령 가능 3) 양극재와 음극재를 부품이 아닌 핵심 광물에 준하는 물질로 지정. 이외 주요 내용으로 광물 채취 가공 비율 의무화(2023년 40%→ 2027년 80%) 및 부품 비율 의무화(2023년 50%→2028년 100%)가 있었고, 차종별/개인소득별 보조금 수령 기준 등은 동일하게 유지되었어요.

🙌 최종안 변경 가능성

이번 전기차 구매 보조금 수정안이 발표된 이유는 배터리를 미국과 FTA 국가들만의 역량으로는 조달하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셀 업체들의 요구가 일정 부분 수용된 거예요. 하지만 이는 IRA의 원래 취지인 미국 내 생산 기지와 일자리 확보를 상당 부분 훼손한 것이라서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수정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히며 대체 입법에 대한 움직임도 있어요. 따라서 이번 수정안은 최종안이 아니며, 특히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최종안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어요. 만약 중국업체들이 FTA 국가 업체들 또는 미국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우회로 진출해 보조금을 수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법안이 더 강화될 수 있어요.

양극재/음극재와 관련 소재를 국내에서도 제조할 수 있고, 필요한 광물도 비FTA 국가에서 수입하여 국내에서 가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수정안은 국내 배터리 관련주들에 긍정적이에요. 향후 진행 상황도 지켜보면서 배터리 관련주에 관심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